원작 오네찬바라 시리즈는 PS2 시절부터 알았던 게임. 그 심플2000 시리즈가 흥해서 본격적인 시리즈 제작이 된 건 좋은데 묘하게 리얼하고 사나워보이는 캐릭터 디자인이 꺼려져서 손이 가진 않았던 그런 시리즈였다. 그런데 웬걸? 리메이크 소식이 들리더니 그래픽이 애니풍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나름 기대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미뤄지고 미뤄지다 11월이나 돼서 겨우 정발된 작품.
일본판 리뷰가 올라올 때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지만, 나름 기대가 됐었는지 발매 당일에는 근처 게임샵들에 전화까지 돌려볼 정도로 구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바로 다음날 인터넷으로 주문했지만.
한국어 더빙까지 돼 있어 알게모르게 기대가 좀 더 커졌던 것 같기도 하다. 보더랜드3때도 느꼈지만 더빙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자막을 애써 읽지 않아도 된다는건 상당히 편했다. 게임의 몰입감에 아주 큰 도움이 되더라. 그런데 그렇다고 자막을 아예 끄자니 내가 제대로 들었나 싶은게 더러 있어서 이쪽이고 저쪽이고 전부 자막은 켜 두고 했지만.
게임 자체는 재밌었다. 적당히 싼맛의 찬바라 게임으로, 고스트 오브 쓰시마와는 다르게 말도 안 되게 큰 검을 휘두르며 좀비를 난도질 하는게 그냥 별 생각없이 하기에 좋았다. 특히 스토리가 별거 없어서 더 그랬을지도.
주문해두고 택배 도착하기 전 스트리머의 플레이 영상 편집본을 봤는데 3시간 걸린다는 얘길 듣고 '에이 설마~' 했는데 정말 3시간이면 스토리모드는 끝이 나버리더라. 1, 2 합본 리메이크라 해서 그래도 어느정도 분량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저예산+저예산=저예산 이었다. 그런데도 풀프라이스를 받아버리니 사람들이 욕을 할 수 밖에...
어쨌든 짧더라도 게임 자체가 재미있는 편이어서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가는 길은 그럭저럭 즐거웠다. 돈 노가다가 필요했던 부분은 좀 지루했지만, 앞뒤 재지 않고 그냥 다가오는 적을 베기만 하면 되는 플레이는 오히려 미션 하나하나가 짧게짧게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딱 적당한 호흡. 다만 인게임 목표(퀘스트)들이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서 그쪽은 그냥 포기해버렸다. 심지어 플레이어블 캐릭터 하나의 해금도 포기. 왜 즉시해금권을 팔고있는지 알겠더라.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엔 애매한 게임이다. 4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면 나름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추천 할 수 있는 정도는 되려나?